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단층 주택에 살았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5층 아파트의 2층에 살았다.

그리고 1995년에 14층으로 이사를 간것을 시작으로 지금 살고있는 13층 집까지...25년간 고층에서 살고 있었다.

서울에 올라와서 지낸곳은 5층이면서 옥탑이었고, 25년만에 다시 2층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너무 오랜만에 저층으로 이사와서 생각지 못했던 단점들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온다.

 

우선 본가는

1. 15층 아파트의 13층이다.

2. 아파트 단지 제일 앞동이라 앞에 도로가 있고, 버스가 다니고 정류장이 있다.

3. 앞 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는 40여m 되지만, 서로 각도가 틀어져있어 시야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지금 주거지는

1. 15층 아파트의 2층이다.

2. 아파트 단지의 제일 옆동의 마지막 집이라 도로가 바로 옆이고, 버스가 다니고 정류장이 있다. (동일)

3. 앞 아파트와 직선거리가 30여m. 베란다에 나갈때 주위를 의식해야 한다.

 

고층에만 오래 살았더니 비슷할 줄 알고 생각지못하고 계약을 했었더니....거의 1개월 살면서 단점들이 장점보다 많이 다가온다.

1. 벌래가 많이 들어온다. 여름이라 매미소리가 상당히 크다.

확실히 고층에 살때는 날벌래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빌어먹을 모기만 제외하면...

그리고 한여름에 창문만 열어두고 지내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매미소리도 작게 들려왔다.

지금은 매미소리에 창문열고 잠들수가 없다. 

 

2. 도로의 소음이 훨씬 크다. 버스가 정류장에 섰다가 출발할때 느껴지는 진동도 훨씬 크게 느껴진다.

본가에서는 밤 10시가 지나서야 멈췄다 출발할때의 버스소리가 한번씩 들릴정도였는데, 지금은 몇대가 지나가고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지까지 다 느껴진다. 은근히 잔진동도 느껴진다.

 

3. 베란다에 나가면 인도에서 사람들이 나를 처다볼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본가에서의 베란다는 나름 프라이빗 공간이었다. 티테이블을 놓고 멀리 경치를 즐기며 커피도 마시고 했었는데...지금 티테이블을 장만하긴 했지만 밤에는 나가기 상당히 부담스럽다. 밤에 불을켜면 밖에서 안쪽이 너무 잘보이기 때문에 쉽사리 즐길수가 없다.

 

프라이빗 공간을 맘껏 즐길수 없다는것을 제외하면, 제일 큰 불만은 소음이다.

조경수와 가로수 모두 2층 높이를 충분히 넘다보니 매미가 우는 소리가 매우 크다. 

최근 장마에 빗소리도 바닥에 부딛히는 소리가 상당히 크게 들려온다. 20여년간 느끼지 못한 경험이다.

안그래도 바로 옆 도로의 차소리가 모두 들려오는데, 젖은 도로는 더 큰 소음이 발생한다.

 

본가에는 에어컨이 한 대 있기는 하다. 부모님방에 설치를 해두었으나 어머니랑 나는 더위를 많이 느끼지 않기때문에 1년에 가동을 10번도 안하지 싶다. 아버지가 더우시면 가끔 트시고....

고층에 앞집과 베란다에 대한 간섭이 없기 때문에 창문을 모두 열고 지내면 여름에도 그렇게 덥지 않다. 미친듯한 햇볓에 외벽에 달궈져서 바닥이 뜨끈뜨끈할때를 제외하면 에어컨 없이 살아도 지금까지 자다가 깨는 더위는 몇번 겪지 않았다.

창문을 언제나 활짝 열어두어도 소음이나 벌래, 주변 시선에 대해 전혀 문제되는것이 없었기 때문인데, 2층으로 이사오니 전부 문제가 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더위를 많이 느끼지 않는 나는, 이사하고 에어컨이 없는 상황에서도 더워서 잠을 깨진 않았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날벌래가 들어와서 형광등에 부딪히고 있고 빗소리에 차소리에 쉽게 잠들지를 못한다. 물론 깨지는 않는다..

 

이사온지 1개월이 지난 오늘, 고민끝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상황상 베란다 실내에 설치했기때문에 베란다 외부 창문은 닫지 못했지만, 실내 창문만 닫았음에도 소음에서 상당히 쾌적해졌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이제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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