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익명성에 기대어 쉽게 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는다는게 응어리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힘들때 함께 나눌 사람이 없어진다. 점점 더 혼자서 이겨내야했고 책임져야 했으며 더 크게 상처로 남는다.

며칠전 권고사직을 당했다. 한차례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아무리봐도 남아있어서 얻을게 없을것 같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하기는 했지만 심란한 마음은 어쩔수 없나보다.

올해는 정말 불운이 연속적으로 찾아오는걸까? 발을 다치고, 항생제를 먹어야했고, 접촉사고를 내기도하고,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완전하지 못해 거처를 잃었었고, 그리고나서는 권고사직을 당했다. 오늘 아침엔 미미했지만 접촉사고가 또 있었다.

완전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분노와 스트레스도 차마 다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충격은 상당했다. 기존보다 평균 수면시간이 1시간이나 더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스트레스 때문일까? 또다시 모낭염이 발생해서 항생제를 먹고 있다. 퇴근 후에 해야할 일이 없어 많이 처먹고 멍때리고 잠들기만 했는데..육체적으로는 덜 피곤해야 하는데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인걸까? 항생제를 먹으니 술도 못먹고있다.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내 상황을 생각하니 걱정만 가득하다. 어느덧 36살이 되었고,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아버지는 은퇴한지 한참...연금을 받아서 생활하시는것 같긴 한데 자세히 알려준적이 없다. 어머니는 아직 일하고는 계시지만 이제 곧 은퇴하실 나이이다. 형제도 없으니 언제나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걱정으로 다가온다. 풍족하게 살아보질 못해 맘편히 돈을 써본적도 없는데, 앞으로 더 그러한 상황만 주어지니 모든 행동에 돈걱정이 앞선다.

그나마 다행인건 퇴사 예정일이 전세대출을 받는데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것 같긴 하다만 결과를 기다리는 내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이거라도 잘 풀려야 새로운 출발을 도모할 수 있을텐데, 그게 아니라면 계약금 포기하고 집으로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요즘같은 시기에 빌어먹을 권고사직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다.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니 더 스스로 무너져내린다.

그나마 친구가 나를 데리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조금이나마 기운을 내고있다. 고맙고 미안하다. 가까이 친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게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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